공포체험을 하기 위해 굳이 영화관에 찾아가서 공포영화를 볼 필요는 없다. TV나 인터넷을 통해 뉴스를 보라. 현재 가장 무서운 곳은 영화나 TV 속 세계가 아니라 우리가 숨쉬고 발딛고 있는 지금 이곳이다. 19금 딱지를 붙이면 그만인 영화조차도 도덕적 가책때문에 함부로 손댈 수 없는 수준의 사건들이 지금 현실에서는 이상하리만치 비일비재하다. 정말 말세인가 싶을 정도로 이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무시무시한 사건들이 언론을 타고 흘러나오는데, 더 무서운 것은 그런 소식들을 접하는 경우가 많아진 우리가 이제는 그것들에 둔감해지려 한다는 것이다.
뉴스와 같은 대중매체 덕분에 묻힐 수도 있었을 사건도 알 수 있게 되지만, 중요한 건 안다는 것만이 아니다. 알고 난 뒤의 태도다. 고개를 돌릴 것인가, 마주하고 바라볼 것인가, 그것을 넘어 사건에 대해 분노할 것인가의 문제다. 격변하는 사회의 소용돌이 속에서 분노하며 일어서는 것까지는 어려울지도 모른다. 허나 고개를 돌리지 않고 똑똑히 바라볼 수만 있다면, 그 순간 우리는 '지나가는 사람'이 아니라 '감시자'가 될 수 있다. 영화 <도가니>가 우리에게 말하는 게 그거다. 비록 세상이 우리를 무릎꿇리더라도, 고개만은 숙이지 않고 돌리지 않는 것.
자욱한 안개로 유명한 도시 무진에 있는 청각장애아동 학교 '자애학원'에 새로운 미술교사로 인호(공유)가 부임한다. 아내와 사별한 뒤 천식을 앓고 있는 딸과 홀어머니를 서울에 두고 무진으로 내려온 인호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교수가 추천해준 자애학원에서 근무를 시작한다. 그런데 여기 분위기가 좀 이상하다. 학생들은 새로운 어른의 호의에 오히려 거부감을 보이고, 얼굴에 상처가 심어진 아이들도 몇몇 보인다. 어느날 밤에는 이상한 비명소리를 듣기도 하는데, 학교 수위는 아이들이 곧잘 내는 소리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그러던 중 인호는 연두라는 아이가 잔혹한 학대를 당하는 현장을 목격하고 가까스로 연두를 구출한다. 그리고 그 아이에게서 듣게 되는 충격적 진실. 교장과 행정실장, 그리고 박보현이라는 이름의 선생님이 아이들을 성적으로 괴롭히고 때린다는 것이다. 인호는 무진의 인권센터 간사 유진(정유미)과 힘을 모아 자애학원에 숨겨진 끔찍한 비밀을 캐나가지만, 이들의 상대가 될 그들은 이미 무진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렇게 거인같은 야만과 자그만 정의가 힘겨운 싸움을 시작한다.
우리 모두와 상관 있는 어느 마을의 사건
<도가니>는 공지영 작가의 베스트셀러 동명 소설을 영화화했지만, 영화와 소설 모두 엄연히 실제로 일어난 사건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그리고 그 결과가 어떻게 되었는지 사건을 알거나 원작 소설을 읽어본 이라면 다 알고 있다. 정의는 이기지 못했고, 혐오스런 부패가 오히려 사필귀정인 양 제자리를 찾아 돌아갔다. 때문에 스포일러랄 것도 없지만 여기서 이 사건의 결말이 어떤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사건이 까발려지며 얼마나 참혹한 현실이 펼쳐지는가이며, 얼마나 무고한 이들이 희생당하는가이며, 그런 일련의 사건을 우리가 어떤 태도로 지켜보는가이다. 이 영화는 스릴러가 아니라 현존하는 사회를 담은 드라마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도가니>는 전체적으로 사건에 조심스럽게 다가가려는 태도를 보여준다. 일전에 참석했었던 제작보고회에서 감독이 이야기하기를 '소설은 실제 사건의 극히 일부를 표현했으며, 영화 역시 소설 속 사건의 극히 일부만을 표현했다'고 했는데, 그런만큼 영화는 사건에 대한 묘사를 조심스럽게 이어가면서도 덕분에 관객은 사건을 지켜보며 '자극'이 아닌 '공포'를 느끼게 된다. '청소년 관람불가'만큼의 선정성은 결코 아니고, 영화 속에서 아이들을 상대로 행해지는 성폭력, 학대 행위는 직접적 묘사보다 간접적 암시로 등장한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너머에서 들리는 아이들의 비명소리, 그리고 그 잔혹한 범죄가 '학교'에서, '선생님'에 의해 저질러지고 있다는 현실인식이 더해지며 관객이 느끼는 공포감은 극심해진다. 이렇게 영화는 자극적 묘사보다 절제의 미덕을 보이면서, 비도덕적인 자극과 멀어지는 대신 관객이 느낄 공포감을 극대화시킨다. 이건 엄연히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했고, 그 무게를 실감하기 위해 관객이 마땅히 두려움을 느껴야 함을 고려할 때 매우 효과적으로 영화로 옮겼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사건을 향해 조심스럽고 침착하게 다가가는 영화의 태도 속에서, 배우들의 연기도 상당히 빛난다. 영화화를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했다는 인호 역의 공유는 그의 작품 중에서 가장 무겁고 진중한 연기를 보여주는데, 배경 이야기를 들어서인지 본인의 의지가 묻어나는 것 같아 보기 좋았다. 군 제대 후 <김종욱 찾기>로 자신의 브랜드 가치를 재검증받는 데 성공한 그는 바로 다음 작품으로 이 영화를 택함으로써 의외의 행보를 보여줬다. 이전의 이미지는 완전히 버린 채 (영화 속에 러브라인 따위는 일체 등장하지 않는다) 절박한 생계의 끝에서 외면할 수 없는 진실을 만난 소시민의 고민을 상당히 절제하며 보여줬다. 원작에서는 더욱 그랬다지만 인호라는 캐릭터가 히어로형이라기보다는 투쟁과 굴종 사이에서 고민하는 소시민형 캐릭터라 과장된 감정 연기가 별로 없는 편인데, 그 가운데에서도 복잡한 심정이 교차하는 미묘한 감정 연기와 몇 군데의 강한 폭발을 잘 조율한 것 같았다. 공유가 달달한 이미지를 넘어서서 사회극에도 어울리는 진짜 배우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공유가 유지하는 무게감 속에서 유진 역의 정유미는 정의감에 불타는 인권센터 간사 역할로서 극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어느 인물을 둘러봐도 우울할 수 밖에 없는 극의 분위기 속에서 그나마 활동적인 캐릭터를 연기하며 자칫 관객이 답답함을 느낄 수 있는 극의 분위기 속에서 통풍구 역할을 잘 해냈다. 뿐만 아니라 공유가 보여주는 현실성과 우울함과 대비되는, 이상추구와 활달함을 강조함으로써 하나의 사건을 놓고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사뭇 다른 태도를 보이는 인간들의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이들 외에도 바탕이 된 사건이 사건이니만큼 아무리 연기라도 이를 재연하는 것이 심적으로 상당히 힘들었을텐데 그 역할을 훌륭히 소화해낸 다른 배우들에게도 박수를 보낸다. 가장 괴물같은 교장 형제 역을 연기한 장광 씨는 우리에게 성우로 더 잘 알려져 있는데, 역시 목소리 연기를 잘하는 성우는 실제 연기도 잘하는 배우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더불어 정말 쉽지 않았을텐데 힘든 연기를 훌륭히 소화해 관객들이 더 잘 몰입할 수 있게 해준 세 아역배우들 - 연두 역의 김현수 양, 유리 역의 정인서 양, 민수 역의 백승환 군에게도 박수를 보낸다.
소설도 그렇고 영화 역시 이야기의 배경을 가상도시인 '무진'으로 설정한 것은, 보는 이로 하여금 이 이야기를 단지 어느 지역이나 집단에만 국한해 바라보지 않게끔 하려는 의도일 것이다. 과연 그렇다. 무진은 매우 작은 도시인 것처럼 묘사되지만 그 안에서 벌어지는 온갖 사건들, 추잡한 사람들과 아름다운 사람들의 모습은 단지 그곳만의 경우가 아님을 금세 깨닫게 된다. 우리가 뉴스를 통해 접하게 되는 숱한 부조리가 영화 속에서까지 버젓이 자행될 때, 그래서 그 일에 놀라고 분노하기보다 그럼 그렇지 하고 수긍하게 될 때, 그 순간 우리는 그런 우리들의 모습에 다시 전율하며 알아차린다. 이 영화는 결코 나와 상관없는 이야기가 아니었구나.
진실과 현실의 싸움
시작부터 설명되듯, <도가니> 속 도시 무진은 유난히 자욱한 안개로 유명하다. 마치 드러나선 안되는 무언가가 있기라도 한 듯 안개는 무진에만 유독 똘똘 뭉쳐 있다. 그리고 아니나다를까 무진에는 정말 차마 눈뜨고 볼 수 없을 끔찍한 진실이 안개 너머에 숨어 있다. 안개는 우리의 시야를 흐리게 하고, 무엇인지도 모를 뒤에 있는 무언가를 숨겨놓는다. 안개 너머로 얼마나 더 거대한 진실이 숨어 있는지 모른채 우리는 결정해야 한다. 안개 속을 그냥 쏜살같이 지나쳐서 벗어날 것인가, 아니면 차분하게 한 걸음 내딛으며 손으로 더듬어 가며 안개 속을 지날 것인가. 작은 도시에서 벌어지는 끔찍한 사건, 그리고 그것이 완벽하게 봉인되게끔 하는 비열한 인간들의 작태, 그리고 그 모든 양상들을 최종적으로 보이지 않게 포장해 버리는 안개까지. 결국 <도가니>는 온갖 괴물 같은 진실이 현실을 관통하느냐, 아니면 되받아쳐 다시 안으로 흡수되느냐의 문제에 대해 이야기한다.
진실과 현실 앞에서 과연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는 <도가니>가 제시하는 핵심적인 문제다. 앞서 얘기했다시피 인호는 결코 영웅형 캐릭터가 아니다. 진실을 알고 기필코 이를 알려 죄값을 묻겠다고 일관되게 선동하는 대신, 그는 일어서기까지 고통스러운 고민에 시달린다. 학교에 부임하느라 어마어마한 돈을 쓴 뒤 가족을 꾸려나가는 것만도 버거운 현실이 그것이다. 몸도 아픈 딸과 나이드신 홀어머니를 부양해야 하는 그에게 자애학원은 위기를 딛고 일어설 수 있는 하나의 중요한 발판이었다. 너무나 아픈 진실을 목격했지만, 가족을 먹여살려야 하는 현실 앞에서 그는 이 진실을 못본 척 쌩 지나칠 것인가 아니면 똑똑히 지켜보며 그 진실을 밖으로 끄집어낼 것인가 고민한다. 차라리 할리우드 영화 속 히어로들처럼 영웅심으로만 똘똘 뭉쳤다면 문제는 쉽게 해결되었겠지. 그러나 끔찍한 사건을 맞닥뜨리며 이상을 향한 날갯짓을 시작하려는 순간, 현실의 돌멩이가 날아와 그 날갯짓을 꺾는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들은 그 현실의 힘에 굴복하고 나를 결국 다시 낮추고 만다.
<도가니> 속에서 거의 절대악이라 할 수 있는 교장 형제 내외가 무진 사람들을 그토록 휘두르는 것도 이러한 인간의 약점을 간파한 것이라는 점이 몹시 가슴 아파진다. 그들의 비열하고 야만적인 계략에 대다수의 사람들이 속아 넘어가지만 그들 중 상당수는 대놓고 비난할 수만은 없다는 게 더욱 슬프다. 돈이 삶을 위협하고, 출세가 삶을 위협하는 현실 속에서 그들은 인간이 마땅히 지켜야 할 최소한의 존엄 대신 돈과 출세를 택한다. 마음 속에서는 당연히 '어떻게 저렇게 인륜을 저버릴 수가 있는가' 하며 가슴을 치겠지만, 과연 나한테 저런 순간이 오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하는 질문에 이르는 순간 그 분노와 탄식은 결국 나 자신에게로 향한다. 이렇게 진실과 맞서는 것이 맘처럼 쉽지 않다는 것을 영화는 잘 알고 있고, 그래서 영화를 보는 우리 또한 보는 내내 답답하고 한스러운 마음을 감출 수 없다.
안개 속으로 발을 내딛다
당장에 우리가 이 끔찍한 세상을 바꿀 수 없음을 <도가니>는 인정한다. 비관적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영화는 그 속에서도 우리가 도출할 수 있는 가장 긍정적인 대안을 건네온다. 그것은 바로 세상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고 기억하고 지켜보는 것'이다. 불편한 진실이라고 알고도 입닫고 귀막고 지나친다면 그 불편함은 어느덧 당연함으로 바뀌게 될 것이고, 결국 그 진실은 우리를 굴복시키고 말 것이다. 그러나 그 불편한 진실을 꿋꿋히 노려보며 불편하다는 것을 알고 그 불편함을 기억하기라도 한다면, 그 진실은 여전히 불편한 위치에 남아 감히 우리를 침범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가 그 더러운 진실을 원천적으로 해체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그 진실이 우리를 해치고 바꿔놓을 수 없게 만들 수는 있다는 얘기다. 우리를 옭아매고 있는 현실과도 싸워야 할 수 밖에 없는 이 상황에서, 결국 이것이 어쩌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저항일 수 있음을 영화는 이야기한다.
결국 우리는 차를 타고 안개를 잽싸게 지나쳐선 안된다. 안개 속으로 발을 내딛고, 손으로 더듬으며 적어도 그 안에 무엇이 있는지는 알고 기억하면서 걸어가야 한다. 우리부터 살아야 한다고 모른 척 잽싸게 지나간다는 건, 그 안개 속에서 고통 받고 있을 누군가를 무참히 치고 지나가는 것과 뭐가 다르겠는가. 그 악랄한 진실을 당장 분해시킬 수는 없더라도, 우리가 그 진실을 분명히 지켜보고 있다는 것만은 알게 해야 한다. 우리가 그들을 굴복시키진 못할지라도, 그들이 우리를 굴복시킬 수는 없다는 것을 알게 해야 한다. 영화 <도가니> 속에 담긴 사건이 매우 불편하고 아프고 무섭다 하더라도 반드시 지켜보아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도가니>는 영화보다 더 끔찍한 현실을 우리에게 극히 일부 보여주지만, 부디 그들을 이겨야 한다고 부추기지는 않는다. 다만 지지는 말아달라고 당부한다. 그래서 이 영화는 담고 있는 현실 때문에 무섭고 불편하지만, 그 속에서 내는 목소리 덕분에 믿음직하고 따뜻하다.
<도가니 실제 사건 기록 일지>
2000~2004 광주인화학교 장애학생들 (7~22세, 8명 이상) 상습적 성폭력 가해
2005 6월 22일 장애인 성폭력 상담소에 일부 교직원의 학생 성폭행 사실 제보
7월 8일 26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성폭력 대책위 결성
11월 1일 MBC PD수첩 '은폐된 진실, 특수학교 성폭력사건 고발' 보도
11월 17일 전 행정실장과 재활교사 등 2명 성폭행 혐의로 구속
2006 2006년 5월 16일 ~ 2007년 1월 12일 (242일) 재단 임원 해임명령 촉구하는 천막 농성
8월 21일 국가인권위, 임원 해임 권고와 추가 가해자 6명 고발
12월 8일 광주인화학교 성폭력 대책위, 대한민국 인권상 수상
2007 3월 19일 중고등부 18명 등교거부 시작
4월 26일~ 5월 25일 학생들, 시교육청 앞 천막 수업
5월 28일 학생들, 학교장에게 계란과 밀가루 던짐
5월 31일 학교장, 학생들 폭행혐의로 고소
6월 13일 학생 성폭행 혐의로 직위 해제됐던 교직원 복직
6월 24일 청각장애 학생들을 사랑하는 모임, 고소 취하 서명
9월 27일 재단, 대책위에 참여한 교사에게 파면 및 임용취소, 정직, 감봉 등의 징계
사태를 처음 외부에 알린 보육사를 대기발령 조치한 뒤 결국 해임
10월 10일 성폭력 전임 교장 징역 5년 구형
그러나 교장 항소심에서 2년 6개월, 집행유예 3년 구형으로 실제 징역 기간 없음.
행정실장 항소심 10개월에 집행유예로 실제 징역 기간 없음.
평교사 한 명만 징역 10개월 구형.
2010 인화학교 성폭력 사건 발생, 지자체의 조사 거부
2011 인화학교 교명 세탁 시도
교장은 아무런 법적인 책임을 지지 않은채 사망
성폭행 가해자,책임자들은 지금도 교편을 잡으면서 학교를 다니고 있음
이 사건을 장편소설로 나왔는데 그것이 바로 공지영 작가님의
도가니 입니다.
이 소설을 배우 공유씨가 보고서 영화화 하기로 맘을 먹고 실제로 공유씨 주연으로 영화가 만들어졌습니다.
이 영화의 가장큰 충격은. 이 영화가 실제 있었던 사건을 다눴으며 아직도 이 사건의 가해자들이 교직에 있다는것과 더불어
너무나 많은 잘못을 덮으려고만 하는 그 지역의 유지들과 그 지역 사람들에게 이 영화를 보라고 하고 싶습니다.
장애인 학생을 성폭행 한 광주 인화학교 문제를 그저 덮으려고 하는 사람들의 인격이 의심스럽네요.
이 영화의 예고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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